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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석 컨설턴트] 밀당이 필요한 때
2016-08-18
채용 현장 일선에서 다양한 경력직 채용 대행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모로 아쉬운 경우를 접하게 된다.



최근 중견기업 법무팀장으로 추천한 박 팀장의 경우도 그러하다.



국내 상위권 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법무 팀에서 약 10년간 근무한 경력의 박 팀장.

대기업 이후 중견기업으로, 다시 중소기업으로 이직하면서 약간은 부침을 겪고 있지만, 기업 법무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갖춘 전문가라 생각하여 예비 후보자로 선정하였다.

특히, 초기 성장기업에서 다양한 프로세스와 매뉴얼을 구축하여 기업의 성장에 기여한 경력이 두드러졌으며, 리더십도 갖춘 우수한 후보자라 판단하여 해당 기업 법무팀장으로 추천하기로 하였다.



사전 면접에서 만나본 박 팀장.

조금 작은 키에 단정하게 정리된 외모가 묘하게 어울리는 인상이었다. 특히,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성실한 느낌을 전해주어 추천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대화가 진행될수록 특이한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질문의 요지와 관계없는 부수적인 내용들을 많이 답하더라는 것이다. 장점이 많은 후보임에도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이에 면접과 관련하여 꼭 주의해야 할 사항을 조언하였다.



1. 사실을 바탕으로 하더라도, 기존 직장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지 마라.

2. 자부심이 지나쳐 자만으로 비쳐지지 않게 경계해라.

3. 질문에 대한 논리 정연한 답변 이외 부연 설명은 가급적 경계해라.

4. 솔직함이 지나치면 가벼워 보일 수 있다.

5. 자신의 입장과 상황만 강조하다 보면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다.



면접에서 조금만 노력을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하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고객 사로부터는 과묵한 사람이 좀 더 나을 것 같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면접 결과를 전해주며, 사전에 정해준 답변 방향을 벗어난 말을 많이 하였느냐 물었더니,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인식하게 된 박 팀장.

면접 장에서 교환한 명함을 기억해 낸 박 팀장은 그날 밤 면접관에게

면접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는 점,

회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좋다는 점,

자신이 이미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는 점,

꼭 입사해서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점

등을 어필하는 장문의 메일을 보내 버렸다.



이쯤 되면, 상대는 이미 놀라서 뒤로 도망가기 마련이다.

이쯤 되면, 열정과 호의로 비쳐지던 부분도 집착과 가벼움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이직을 위한 과정은, 마치 연애를 시작하는 남녀처럼 밀당의 자세가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밀당을 굳이 표현하자면 이렇다.

"상대에 대한 호의를 지나치게 드러내지 말고, 상대가 스스로 나에게 호의를 드러내게 하는 것"



막상 써놓고 보니, 쉽지 않은 개념이긴 하다.

지원할 회사를 탐색하고, 공부하며 호감과 애정을 품게 되더라도 면접에서 이를 너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좋다가도 자신을 좋아한다 말을 듣게 되면, 왠지 호감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면, 상대가 오히려 시들해질 것이고,

지나치게 무심해 보이면, 상대가 포기하게 될 것이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해 보인다.



처음부터 밀당을 잘 할 수는 없다. 결국은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다.

면접에 임할 기회가 생기면 여러 번 응해보는 것이 좋다.

탈락 경험은 썩 유쾌하지 않겠지만, 밀당에 익숙해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박 팀장도 이번의 경험을 통해 밀당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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