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 Fortune지에서는 해마다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기업(100 companies to work for)를 발표하며 여기에 뽑힌 기업은 흔히 “GWP: great Workplace”라고 불린다. 2012년도 1월에 발표된 랭킹을 보면 1위에 “Google” 2위에 “Boston consulting group”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랜 기간이 아니지만 헤드헌터를 하면서 후보자들로부터 종종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 그 회사가 좋은 기업인지와 그리고 안정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는 기업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곤 한다. 누구나 안정적이고 많은 보수에 오래 다닐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경영학의 구루인 짐 콜린스는 그의 대표작인 “Good to great: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자본이나 기술을 중시하는 회사가 아닌 사람을 중시하는 회사가 나날이 발전한다고 주장하였다. 짐 콜린스는 그의 연구팀과 함께 5년간 1,000여개의 기업을 조사, 면담하여 그가 세웠던 훌륭한 기업에의 조건에 충족하는 기업으로 불과 11개만의 예를 들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11개의 모든 기업은 미국에 있고 더군다나 그 11개의 기업으로 분류되었던 Fannie Mae는 미국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중심 인물이었다는 사실로 볼 때 그의 기준 역시 완벽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인생의 기로에서 정말 중요한 선택을 맞닥뜨린 후보자들에게 적어도 다음의 기준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첫째, 경영자가 경영 비전을 제시하는 회사인가
기업 비전이란 “기업이 미래에 마땅히 되어 있어야 할 모습”과 “미래의 그 모습에 이르기 위한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흔히 비전을 미래의 모습이라고만 생각하고, 그 과정은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구체적인 과정이 배제된 미래의 모습은 공허하고 허황된 외침으로 끝날 뿐, 조직원들에게 희망과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비전에는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경영인의 경영 이념과 기업 비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증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흔히 외부에 공개된 기업의 비전과 미션을 회사의 이미지 마케팅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아 정작 옥석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구직자에게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비전과 경영 이념에 대한 스스로의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다.
둘째, 지속 가능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가
빠른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기업. 특히 한때 최고의 혁신 기업으로 산업을 이끌었지만 경쟁력을 상실하여 사업의 방향의 전환은 물론 기업의 존폐의 기로에 까지 이른 많은 기업들을 볼 수가 있다. 예로, 100년 동안 KODAK은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성공의 길을 걸어왔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사진을 인화하기 보다는 컴퓨터에 저장하는 행태를 보이며 시장에서의 비중이 급격히 감소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워크맨, 텔레비전, 카메라, 게임기 시장에서 SONY의 제품은 모두의 wanna be 아이템이었으나 뉴욕의 타임 스퀘어를 호령할 정도로 기세 등등했던 영화와 음악 산업의 무리한 확장으로 기업의 동력을 잃은 것은 물론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삼성, 엘지에 밀린 텔레비전. Mp3라는 소비자의 기호를 무시한 워크맨의 SONY는 이제 혁신을 도외시 한 기업의 몰락이라는 아이템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기업은 무수히 많다. 세계 1위의 휴대폰 회사였던 노키아의 몰락 역시 마찬가지이다.
셋째, 기업 문화는 어떠한가
좋은 기업은 사람을 중시하고 조직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발적 동기 부여를 강조하는 사람 중심의 경영을 우선시 한다. 사람 중심의 기업 문화를 이양기하고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조직이 활성화되는 회사일수록 좋은 회사이고, 망하는 회사는 기업문화가 먼저 무너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문화가 대두되고 있다. 심지어 사내에서 기업문화팀을 만들어 운영하는 곳까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문화를 단지 기업의 성격이라고 보기보다는 기업문화는 회사와 사원의 전체적인 조화와 연계성이 만들어낸 기업의 분위기와 가치관, 사고방식, 일체감을 주는 정체성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넷째, 근무환경은 어떠한가
기업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Google이다. 흔히 Google의 분위기를 “캠퍼스 같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도 자신이 효율적인 시간을 골라서 정할 수 있고, 평균 팀원은 팀장을 포함해서 3-4명 정도이고 CEO도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문화. 물론, 복장 규제도 없다. 결국, 위대한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회사의 경우에도 성장의 궁극적인 동력이 시장도, 기술도, 상품도 아님을 이해한다. 다른 모든 것 위에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적합한 사람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붙들어 두는 능력이다.
앞서 언급한 GWP 선정은 로버트 레버링(Robert Levering)이 개발한 “신뢰경영지수(Trust Index)”를 바탕으로 한 무작위 추출 종업원 설문조사(Employee Survey)와 기업문화 조사(Culture Audit)를 통해 이루어진다. 비중은 종업원 설문조사가 2/3, 기업 문화조사가 1/3이다. 조사 내용은 아래의 3가지 영역, 5가지 분야, 즉 믿음(credibility), 존중(respect), 공정성(fairness), 자부심(pride) 그리고 동료애(camaraderie)로 구성된다고 한다.
결국 “일하기 좋은 기업이란 조직 내에 믿음과 존중, 공정성의 가치가 실현되고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동료간에 끈끈한 동료애가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