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으로서 10년 정도 일을 하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순간이 바로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기는 보직선임을 받게 되는 인사발령이다. 팀원으로 있을 때는 나에게 주어진 업무를 내가 가진 능력과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해결하고, 그에 합당한 평가와 보상이 주어지는지 기다리며, 나쁘지 않는 리워드와 내 위치에 안도하며 또 새해를 맞이하고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과정이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파트장, 팀장이라는 직함을 받으며 작게는 2~3명, 많게는 열명 이상의 구성원들을 리딩해야 하는 역할이 주어지는 순간부터는 입장이 완전히 달라진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VUCA 환경에 세대격차가 더 촘촘히 벌어져버린 시대의 리더십은 과거의 나의 상사에게서 배웠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순간 나의 조직문화/리더십 평가는 나락으로 내려갈 수 있다.
리더가 되는 순간, 조직의 성과를 내는 것은 나의 구성원들이고, 그들이 성과를 내도록 해줘야 나의 리더로서의 필요성도 더 넓은 범위로 확장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더십은 과거의 나의 사수들이 가르쳐줬던 것을 재활용하는 것으로만 끝나면 안되고, 세대와 문화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학습 해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로서 인력운영, 평가보상, 조직문화, 채용과 퇴직을 두루 담당했던 지난 달을 떠올려보면 항상 결론은 리더십의 역할이 의외로 크다는 것이며, 팔로우십도 역시 리더십의 수준에 맞춰 따라간다는 것이다.
이에 이 글을 읽는 리더들이 현재의 자리에서 오래오래 좋은 성과를 내며, 믿음직한 조직원들과 함께 동반성장을 하는 바램으로 직원몰입을 유도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동기부여란 말을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으로 자주 사용한다. 동기부여는 외부적 요인, 특히 승진이나 인센티브처럼 어떤 노력이나 성취를 통해 가치 있는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에 큰 영향을 받는다. 반면에 직원몰입(Engagement)은 내면에 뿌리가 깊고, 흔들림 없는 강력한 헌신, 자부심, 충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몰입은 동기부여와 유사하지만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
개인이 몰입도가 높으면 부정적 환경이 동기부여에 영향을 미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목표에 집중하면서도 주위로 시선을 돌려 조직의 미션을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 반면, 동기는 강하지만 몰입도가 낮은 직원은 뭔가 얻을 것이 있을 때만 열심히 일한다.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조직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하려고 한다. 몰입도가 높을수록 기업의 성과도 높다. 몰입도가 낮은 직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액이 어마어마하고, 이와 같은 것들이 원인이라면, 문제해결을 위해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조직구성원들이 몰입도가 낮아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리더들을 한번 체크해보자.
상사가 내 공을 가로챌 때
비현실적인 기대를 받을 때
리더가 무능하고 사람들에게 존경 받지 못할 때
내 가치가 항상 평가절하되고 인정받지 못할 때
‘안녕하세요’, ‘고마워요’ 같은 기본적인 인사말을 듣지 못할 때
상사가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을 때
아무 가치도 없는 일을 해야 할 때
업무에 의욕이 없는 상사를 볼 때
상사가 직원 의견을 수렴한다고 해놓고 막상 의견을 말하면 무시할 때
상사가 직원들을 모아 피드백과 제안을 받아놓고 아무 후속조치도 하지 않을 때
상사가 내 의견에 전혀 관심이 없을 때
업무를 잘 처리해도 인정과 칭찬을 받지 못할 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비판을 받을 때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을 때
존중 받지 못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하는데, 전혀 인정받지 못할 때
내 업무를 하기 위해, 극복하거나 피해가야 할 걸림돌이 너무 많을 때
절차가 지나치게 번거로울 때
필자가 직장생활에서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았던 경험을 떠올려 본다. 내 상사 중 한 분은 나의 업무진행에 앞서 그 업무의 배경과 기대치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진행과정에서 당연히 등장하는 장애물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고민과 지원을 요청하면 함께 해주었고, 그 과정에서 작은 결과물에도 인정을 아끼지 않고, 실패와 실수에도 자책감 안겨주기 보다는 응원과 다른 시각을 건네주었다. 그렇다 보니 연말평가서의 길지 않은 평가코멘트에도 나의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하며, 더 복합적인 접근방법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음을 반성하고, 새로운 해에는 더 성장해보자 라는 다짐을 하게 되는 성공적인 피드백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직장인들을 자기완결성을 갖춰 가며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리더로부터 좋은 피드백과 인정을 받아 몰입도가 높아진 직원은 이런 행동을 보인다.
업무에 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업무에 열정과 의욕을 보인다.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한다.
자신과 동료의 능력 향상과 회사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목표와 기대수준을 항상 뛰어넘는다.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질문을 자주 한다.
동료들을 격려하고 지지해준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보인다. 표정이 밝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업무에 계속 집중한다. 끈기가 있다.
조직에 헌신적이다.
요즘 직원들에게 몰입이란 게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한다면, 그건 리더 하기 나름이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물론 리더십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ChatGPT가 아직 대체할 수 없는 내 일은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하는 것이고, 사람관계에서 인정과 존중은 무엇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VUCA: 변동적이고,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한 사회•경제적 환경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함(Ambiguity)
[출처] <존중하라. 존중 받는 직원이 일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