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는 출판 10주년을 맞아 서문을 추가했다. '인공지능의 시대,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서문은 누가 봐도 하라리가 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문 바로 아래에는 '진짜' 하라리의 서문이 붙어있다. "위 글은 나, 유발 노아 하라리가 쓴 것이 아니다. 나처럼 쓰라는 주문을 받은 강력한 인공지능이 쓴 것이다."
'사피엔스'의 서문을 작성한 GPT-3는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로 유명해진 '알파고'나 체스 세계챔피언을 이긴 '딥블루'의 계보를 잇는 AI의 슈퍼 스타다.
최근 Chat GPT(GPT-3의 개선판인 GPT-3.5를 기반으로 제작)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양측 모두 조만간 일반인을 대상으로 채팅과 검색을 결합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도 하이퍼클로바 기반의 서치GPT 서비스를 2023년 상반기에 공개한다고 한다
최근 직장인을 중심으로 ‘내 직업이 Chat GPT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챗GPT에게 “미래에 없어질 만한 직업들은 무엇이냐”고 묻자 챗GPT는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일부 직업들이 사라지거나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컴퓨터로 반복적인 작업이 필요한 대부분의 인간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 챗GPT와 같은 자연어 인공지능은 이와 같은 작업들의 자료 수집, 정리, 오류 검토 등의 과정을 모두 자동화할 수 있다. 인간은 추상적인 검토와 판단 및 명령만 내리면 된다.
AI을 활용한 각종 기술이 발달하면 기존에 사람이 수행하던 간단한 업무부터, 금융•법률•의료 등 소위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업무까지 대체될 수 있다는 의미다. 챗GPT는 MBA, 변호사 자격시험 및 의사 면허 시험까지 통과해서 전문성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사소하고 반복적인 코딩 업무가 최소화될 것이며, 예술 작품 창작의 과정도 많은 부분 반복적인 업무로 구성되어 있기에 예술가들의 작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현재는 GPT-3가 약점이 있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며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 등 초기 단계의 개선이 필요한 점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소 몇 년간은 기존의 일자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기술 발전 속도와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의 행보를 볼 때 생각보다 이르게 직업의 세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챗GPT와 공존하는 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기계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하는 것과 같이 인간의 일을 그대로 대체하는 형태였지만 챗GPT가 할 수 있는 업무들은 복합적인 일의 경우 사람과 공존이 가능하다. 한 사람이 담당하는 영역이 커지면서 직원은 줄고 챗GPT를 활용하여 한 명이 2~3명분의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해지므로 오히려 살아남은 사람은 연봉이 올라갈 수도 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변화에 적응해서 신기술을 이용하여 본인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이들은 오히려 이런 변화가 삶의 질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GPT와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는지를 미리 생각해보고 나의 직업, 전문 분야에 제대로 활용한다면 앞으로의 변화를 즐기며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안소영 컨설턴트 / asy@nterw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