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같은 회사 소속이라는 것만으로도 '우리'라는 결속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오히려 다양성 부족이 문제가 될 정도로 동질적인 인적 구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조직 구성원간에 성별, 세대, 국적, 가치관과 경험 등의 다양성이 급속히 확대됨에 따라
이들 모두를 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리더십을 발휘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리더 자신의 스타일만을 고집하고 강요하기 보다는 열린 자세로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싱글 코드가 아닌, 멀티 코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인 것이다.
>> 다양한 캐릭터의 집합 시대
지금 사무실에 있다면 눈을 돌려 당신의 팀원들을 한번 살펴 보라.
거침 없는 행동과 튀는 발언에 당혹스러울만큼 세대 차이를 느끼게 하는 신세대 부하는 없는가?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에 자신이 소외되고 있다면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여성 인력은 없는가?
팀장인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업무 지시를 하기에 불편한 부하 직원은?
경쟁사에 삼고초려해 데리고 왔지만, 팀 분위기과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는 경력 사원은?
한국말이 서툰 파란 눈의 외국인은?
아마 몇몇 유형의 부하 직원들은 분명 눈에 보일 것이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회사 내, 작게는 팀 내에서 구성원간 다양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구학적/문화적 측면에서 점점 복잡하고 이질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구성원들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리더에게 요구되는 다중적인 역할을 정리해 본다.
■ 신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리더
손으로 리포트를 쓰고 민주화 운동에 관심이 많던 세대인 지금의 리더들은 칠판의 강의 내용을
핸드폰으로 찍어 출력해 공부하고 지하철에서 위성 DMB폰으로 TV를 시청하는 세대와 함께 일해야 할 것이다.
자기 의사 표현이 자유롭고 '시키는 대로나 해라'는 식의 권위적인 행동을 쉽게 수용하지 못하는
신세대들이 구성원의 절반을 차지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신세대들은 중견 세대와 분명히 다르다.
이제는 5년의 세월만으로도 강산이 바뀐다고 느낄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하물며 10년 이상 차이 나는 신세대를 이해하기란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세대간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가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메신저로 수다를 떨고,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통해 유대감을 쌓는 신세대 인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팀장들이 몇이나 있는가?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하면서 삐딱한 시선으로만 그들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는가?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코드를 이해하면서 자신을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나이 많은 부하에게서 존경 받는 리더
나이가 직급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초고속으로 승진한 임원이나 부장 밑에 상급자보다 나이 많은 부하직원들이 있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향후에는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고령 인력들이 낮은 직급에서 일하는 현상이 점점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기업들은 경험이 많은 50~60대 숙련 인력들을 낮은 임금으로 재고용하고 있다.
향후 리더들은 톡톡 튀는 신세대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구세대들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나이 많은 부하 직원들과 코드를 맞출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자연스럽게 건강한 팔로우쉽(Follow ship)을 갖도록 할 것인가?
상호존중은 기본이다.
더불어 조직의 기본 규율과 문화를 체화하도록 긴장감을 갖게 할 필요도 있다.
과거 연공서열을 중시했던 한국 기업들의 조직 풍토를 고려해 볼 때,
이는 리더들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 여성 인력 관리의 1세대 리더
어느 제약 회사의 임원 회의에서 여성 인력 관리 방안을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시간만 흐를 뿐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물론 열정적인 여성 인력도 있지만, 대부분 야근을 시키기도 어렵고, 결혼하면 퇴사하고,
그나마 버티던 여성 인력들도 출산하고 나면 다 나가 버리더라'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여성 입사자 비율을 대폭 줄여 보자는 결론에까지 다가가자 한 임원이 결정적 한마디를 던진다.
"아니,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채용에서 남녀차별 운운하세요? 10년 후를 보셔야죠!"
이제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줄고 이로 인해 노동 인력이 감소하고 있어,
더 이상 남성 인력만으로는 기업의 인력 수요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뛰어난 자질과 전문성을 갖춘 여성 고급 인력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어,
기업 현장에서보다 적극적으로 여성 인력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리더들이 대부분 여성 인력과 함께 일해본 경험이 없다는 데에 있다.
무조건 남성 같은 여성 인력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여성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들이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십을 개발해야
성공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
■ 경력 사원의 적응을 이끄는 멘토
이제 회사간 경계를 넘어 드는 인력 이동은 보편적인 사회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4년의 경우 신규 졸업자 채용이 21%인 반면,
경력 사원 채용은 79%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경험하지만, 직장을 옮긴다는 것은
여전히 개인에게 많은 고민과 어려운 결단을 요구한다.
이직 과정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전 직장의 기업 문화가 이미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조직에서의 문화적 충돌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극복하기에 한게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상사는 경력 사원 부하가 기존의 구성원들과 다른 점을 인정하고,
그를 이해하면서 도와주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과 좋은 인간 관계를 구축하여 새 직장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전 직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글로벌 인재를 이끄는 글로벌 리더
점점 많은 기업들이 내국인 중심의 채용 관행에서 벗어나,
국가나 인종을 초월한 글로벌 시장에서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치열한 자국 내 인재 전쟁을 피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인재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노동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머지 않아 팀원 중에 한 두 명 정도는 국적이 다른 외국인이 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인력 확보를 통해 외국인들이 점차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 정착하게 된다면,
이들을 이끄는 리더로서는 인적 구성의 다양성 확대가 훨씬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노동력만이 아니라, 그들이 체화한 문화도 함께 국경을 넘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마찰이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번 인재들이 조직에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 적응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문화적 간극을 메우는 훌륭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천차만별인 부하들을 성공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관리하지 않는 다양성은 갈등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팀 속에 가치관과 배경이 서로 이질적인 구성원들이 모여 있는데,
갈등과 마찰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부질없는 생각이다.
리더가 다양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방향과 정체성을 잃고 표류하는 조직이 되기 마련이다.
이질적인 요소들을 통합, 조정하면서 다양성을 창의와 혁신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성공 포인트를 살펴 보기로 한다.
1. 잡종강세를 믿어라
잡종강세(雜種强勢)라는 말이 있다.
순수 혈통간의 교배는 결국 열성 인자가 나타나게 되어 종의 생존력을 약화시킨다는
유전학의 기본 상식이다.
순종보다 잡종이 더욱 건강하고 외부 환경 변화를 잘 이겨낸다는 생물학적 법칙은
기업 조직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혁신을 자극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다른 생각, 다른 경험, 다른 관점과의 만남에서 촉진된다.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끼리 모이면,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폐쇄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자칫 집단 사고의 덫에 빠질 수 있다.
개인으로 볼 때는 똑똑한 인재들이 모여 있다고 해도 구성원들이 할 말을 제대로 못하고,
외부의 변화나 자극을 감지하지 못하는 집단적 사고 마비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리더들은 소극적, 방어적 차원에서 구성원의 다양성을 관리하기 보다는,
인적 다양성이 창조적 혁신의 밑거름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순혈주의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거나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을 편애한다면,
다양성은 역(逆)으로 조직 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2. 열린 눈, 열린 귀가 첫 출발이다
다양성 관리의 첫 출발은 열린 눈, 열린 귀를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의 가치관으로 부하들을 대하기 보다는 그들의 코드로 바라봐야 마음이 통할 수 있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 젊은 애들은~~, 요즘 여자들은~~, 하여튼 ** 나라 사람들은~~'
이런 식을 ㅗ고정관념을 갖고 커뮤니케이션 한다면, 이미 상대방과 대화를 할 마음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자신의 가치관과 개성을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호응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입 사원들과 노래방에 갈 대에는 트롯보다는 랩을 부르고, 점심 시간에 김치찌개,
설렁탕만 고집하기 보다는 스파게티를 먹는 상사.
작은 것에서부터 그들과 벽을 허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성 관리에 실패하는 리더들은 대부분 구성원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지 못하는 권위주의적 리더들이다.
예를 들어, 향상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추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부하들이 주눅이 들어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자신의 아이디어와 다른 생각이나 비판적 의견을 내면 권위를 내세워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 한다.
또한 최악의 경우 반발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동조하는 사람들만을 중심으로 일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런 리더들이 이끄는 주직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람을 질책이나 비난을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아이디어를 제시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3. 공통의 분모를 만들어라
한편으로는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조직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공통의 분모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이 둘은 모순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다양성을 상호 인정하면서도 엄격한 규율과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조직 풍토를 구축해야, 무질서한 혼란의 상태에 빠지지 않으면서 서로 다른 개성과
특성들이 시너지를 창출하며 빛을 발할 수 있다.
혹자는 규율을 통해 만들어지는 질서가 창조성과 상상력의 고삐를 틀어 쥐기 때문에,
다양성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미덕을 잃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가 강조했던 것처럼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해야 하는
원칙이나 규율 내에서의 다양성만이 의미가 있을 뿐,
이를 벗어난 다양성은 조직의 정체성을 흔드는 위험 요소일 뿐이다.
여기서의 엄격한 규율의 문화는 과정과 절차, 체크 리스트 등과 같은 강제적인 관료제적 규칙들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조직의 공유 가치(Shared Value)를 의미한다.
4. 그들만의 폐쇄된 소수 집단을 만다는 것을 경계하라
'독특성 이론(Distinctiveness Theory)' 이라는 사회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동일한 특성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소수일 때 상호 일체감을 갖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남성들만 있는 조직에 소수의 여성이 있다면 이들은 서로 일체감을 갖고 쉽게 친구가 된다.
그러다 대다수가 여성인 조직에서는 여성이라는 동질성이 더 이상 친구의 조건이 되지 못한다.
세대, 성별, 국적, 출신 학교, 경험 등이 유사한 소수의 사람들끼리 훨씬 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조직 내에 동질적인 집단끼리 폐쇄된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이다.
이는 복잡한 인적 구성을 가진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다.
폐쇄된 소수 집단은 다양성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하고,
무엇보다도 리더의 조직 장악력을 약화시킨다.
소수 집단 내에 리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형성될 경우,
비생산적 갈등이나 보이지 않는 파워 게임을 일으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
특히, 리더가 특별한 사유 없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만을 편애할 경우에는 소수 집단의 폐쇄적인
결속력이 더욱 강해져 다양한 생각을 인정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인적 구성의 다양성은 이제 불가피한 현실이 되고 있다.
리더에게 이러한 변화는 도전이자 기회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과가 크게 바뀌어질 수 있다.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간의 인구학적, 강정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점을 소중히 여기고,
갈등을 키우기 보다는 조직의 창의성을 끌어 올리는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제 성공 리더에게 멀티 코드 리더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 출처 : LG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