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늘의 주제는 평판조회의 진실입니다. 평판조회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경력직 채용의 마지막 절차가 되었다고 할 만큼 일반화 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예전에는 임원 등의 포지션에만 한정되었다면 이제는 사원 급 경력직 채용 시에도 조회를 의뢰할 만큼 일반화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의뢰하지 않고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평판조회까지 합한다면 그 빈도수는 더 높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Q2. 평판조회가 합격여부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주니어의 경우는 큰 결격사유가 없는 지를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되며, 시니어 특히 임원의 경우 평판 조회의 비중은 매우 큽니다. 시장에서 어떤 평판을 가진 사람인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Q3. 이력서 작성이나 인터뷰는 내가 준비를 해서 더 잘 할 수 있지만 평판조회는 나에게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제 3자에게 의뢰를 하니, 준비를 할 수도 없는 것인데요.
그렇죠. 많은 경우에 해당자에게 알리지 않고 조회를 하기 때문에 평판 조회를 했는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사실 더 많습니다. 얼마 전 상담을 한 어느 후보자는 올해 초 모 대기업에 최종까지 갔고 그 이후 포지션이 흐지부지 되었다고 안타까워하더군요. 저의 판단으로는 평판조회에서 걸렸을 확률이 높고, 많은 회사들이 탈락 사유로 평판 조회에서 떨어졌다는 불편한 말을 하는 대신 연봉이 안 맞는다 등의 다른 사유를 대거나 그냥 마지막에 포지션이 없어지는 등 마무리가 명확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Q4. 답답한 상황이네요. 어떻게 준비할 수도 없는 평판 조회 오늘 주제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얘기하신 것처럼 회사를 지원하면서 인터뷰를 준비는 하더라도 평판조회는 준비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평판 조회 시 회사들이 어떤 점을 확인하는 지를 아는 것은 회사 생활을 하며 주의해야 할 것을 파악한다는 점에서는 유용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간과했던 부분이 기업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 성공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Q5. 기업들이 평판조회를 통해서 나에 대해 어떤 사항을 궁금해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궁금해하는 것은 인간 관계죠. 특히 상사와의 관계를 궁금해하고, 시니어의 경우에는 아랫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확인을 합니다. 혹시 인간 관계가 원활치 못해서 이직을 원하는 것은 아닌지 알고 싶어하죠.
Q6. 상사와의 관계에는 많이 민감할 듯싶은데요.
아무래도 그렇죠. 채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전 회사에서 윗사람과 관계가 안 좋았는데 여기 와서는 나와 괜찮을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상사 등에게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무래도 이 부분이 걸리면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Q7. 그런데 이직 사유 중에 이런 부분이 걸리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는 상사와 안 맞는 경우는 다반사죠. 그런데 회사에 소문이 날 만큼 또는 상사가 정색을 하고 나를 싫어할 만큼 상사와의 관계가 안 좋았다면 인터뷰 시 이직 사유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차라리 나으리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이직 사유로 다른 그럴싸한 이야기를 했는데 평판조회에서는 분명히 이 문제가 부각될 수 밖에 없거든요.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변명할 기회도 없어집니다. 심각한 관계였다면 인터뷰 시에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이런 저런 이유였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보입니다.
Q8.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과 평판 조회를 통해서 새로운 안 좋은 사실을 아는 것은 또 다르겠죠
그렇죠. 안타까운 사례 하나 들면 제가 아는 한 후보자는 이전 회사에서 상사와 아주 안 좋게 회사를 나왔다고 하는데요. 저도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회사를 나오고 약 1년 반 정도의 공백 후에 올해 상반기 다행히 재취업을 했습니다. 경력도 좋고 영어도 잘 하는 이 후보자는 나중에 알고 보니 인터뷰 후 평판조회마다 통과를 못했다고 하네요. 해당 상사가 굉장히 부정적인 얘기를 해준 모양입니다. 미리 헤드헌터에게 얘기를 하고 도움을 청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9. 다음은 인간관계와 일맥상통할 수 있는 항목이네요. 팀웍입니다.
직종에 상관없이 팀웍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스타플레이어도 좋지만 먼저 팀과의 조화를 생각하죠. 한 사람이 들어와서 팀이 엉망이 되어서는 안되니까요.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팀원과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Q10. 업무에 대해서는 어떤 것을 알고 싶어하나요? 인터뷰를 통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이미 다 들었을 텐데요.
후보자가 한 말과 제 3자가 한 말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지를 봅니다. 물론 해당 후보자가 한 일을 제3자가 똑같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너무 거리감이 있으면 의심을 하겠죠. 지나치게 부풀린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특히 주니어가 엄청난 과업을 완수했다고 하면 확인을 원합니다.
Q11. 후보자가 업무와 관련해 대표적으로 실패한 사항 또는 법률과 사규를 위반한 사항을 확인한다고요?
만약 회사 내에서 재무적인 이슈로 스캔들이 있었다면 이 사람은 좋은 회사의 재취업은 거의 힘들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얼마 전에도 대기업 계열사의 임원 포지션을 하나 진행했는데요, 평판 조회 결과, 회사 내 돈 관련 문제로 주범은 아니나 관련자로 ‘찍힌’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분은, 이 계열사뿐만이 아니라 이 대기업 어느 계열사도 앞으로 지원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동일한 평판으로 계속 낙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Q12. 평판 조회가 무섭긴 하네요.
우리 나라 평판 조회의 수위는 미국 등의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네요. 만약 후보자가 이력서에 적은 재직 기간과 회사가 알아본 바가 단 한 달이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윤리적인 문제로 바로 탈락 또는 합격취소라고 하네요. 낱낱이 후보자를 검증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죠.
Q13. 정말 엄격하군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어떤 기업은 합격 결정을 다 한 후 평판 조회를 의뢰합니다. 특이한 케이스인데요. 합격을 번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회사를 들어온 이후 관리 차원에서 또는 더 나은 직장생활을 돕기 위해서 필요한 사항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Q14. 현재 후보자의 문제점을 파악해서 관리 지표로 삼자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일례를 들어 설명하면, 한 중견기업에서 과장급 포지션을 진행했는데, 이직 한 번 없이 10년간을 꾸준히 한 기업에서 일한 후보자가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이직을 원하고, 연봉 등에서도 수평 이동을 마다 하지 않는 등 사실 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습니다. 이직 사유를 물으면 그냥 한 회사에 오래 일해서 변화를 원한다는 정도로만 얘기했는데 설득력이 떨어졌죠. 저도 평판 조회의 필요성을 느꼈고, 해당 기업측에서도 요청을 해와서 조회를 한 결과, 지방 공장으로 발령을 받았으며 지방 근무를 원치 않아서 급하게 서울에 있는 다른 회사의 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Q15. 이직 사유에 대해서 정직하지 않았군요.
네, 더불어 일은 굉장히 잘하지만 파트너 회사들과의 관계에서 갑/을 관계를 지나치게 따진다는 평판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얘기 드린 것처럼, 평판 조회를 의뢰한 회사에서는 이런 평판을 근거로 합격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이직한 후 바른 직장 생활을 하도록 관리한다는 측면으로 활용하고자 하더군요.
Q16. 평판 조회가 단지 합격/불합격의 기준을 넘어 관리 지표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늘 평판 조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위 글은 MBN 라디오 브라보마이라이프 - 직장생활백서(2010년 12월 07일)에 기고한 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