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으로 살아 남기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 틈엔가 대한민국은 부족한 인구와 낮은 출산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실 아직도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연일 계속되는 기사를 보다 보면 현실이긴 한 모양이다. 결혼과 출산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 이젠 아이를 조금 낳겠다는데 그치지 않고 결혼할 생각이 없거나 혹은 결혼은 하더라도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암울할 지경이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가 양육비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여성의 책임 등 고전적인 것들과 함께, 출산과 육아가 직장에서의 성공에 많은 장애가 된다는 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헤드헌터로서 일을 하다 보면 아직까지도 여성의 결혼과 자녀유무에 따라 채용결정이 좌지우지 되는 일지 부지기수이니 여성들이 느끼는 피해의식은 그보다 더 클 것이다. 사실 얼마 전 아이 돌을 지낸 필자로서는 나름대로 최소한의 애국을 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그 기사들을 보면서 그녀들이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200%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애가 있다고 해서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가면서 결혼이 주는 기쁨과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인 모성애를 경험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얼마나 불행스러운 일인가? 이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참고할만한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K씨는 손꼽히는 유창한 영어실력을 갖춘 명문대 출신으로 세계적인 IT기업에서 마케팅 과장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출산 후 육아 문제에 봉착하자 똑 소리 나는 그녀도 회사와 육아를 모두 잘할 수는 없었다. 실적이 말해주는 치열한 마케터의 현실상, 아기를 돌보며 회사 업무에서 또한 혁혁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과감한 이직. 너무도 아까운 자리였지만 본인의 어학실력과 커리어를 살리면서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을 찾았고, 한 어학원의 마케팅 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연봉의 손해는 감수 해야 했다. 그녀는 아기의 유아기를 위해 후회 없이 헌신했고, 아기에게 손이 많이 가는 시기가 지난 시기인 그 후 2년 뒤, 다시금 예전의 자리로 멋지게 돌아가 있었다.
만약 그녀가 계속 그 자리를 고집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모범답안은 회사에서도 성공하고 훌륭한 엄마역할을 함께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여성은 수퍼 우먼이 아니다. 회사 일에 매달리다 보면 자연히 아이에게 소홀하게 되고 퇴근 후 잠자는 아이 얼굴을 볼 때마다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리곤 평일 휴일 없이 회사와 아이에게 헌납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다 어느날 문득 ‘잃어버린 나’를 발견하곤 현실을 한탄하며 채워지지 않는 욕구에 괴로워하기 십상이다.
인생은 장기 레이스다. 직장인이기를 선택한 여성들이라면 워킹 맘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이 10년은 될 것이다. 이것 저것 모두 잘할 수 있는 수퍼 우먼이라면 좋으련만 그럴 능력이 없는 평범한 직장 여성들이라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과감히 버릴 건 버리자. 능력도 인정 받고 높은 연봉을 요구하면서 6시 칼퇴근에 낮은 업무강도를 바란다면 그건 넌센스다. 또한 전업주부로 아이를 돌보다 2년 뒤 복귀하겠다는 계획도 쉽지만은 않다. 경력공백은 이력서 상의 빈 줄이 아닌 생각보다 큰 핸디캡이기 때문이다. 만약 주위에 육아를 도와줄 구원의 손길이 없다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변화를 줘야 할 것이다.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일 뿐이다. 워킹 맘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은 손해라 생각되지만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끈질기게 살아 남아 있다 보면 다시금 화려하게 부활할 기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우는 아이 들쳐 업고 눈썹이 휘날리게 놀이방으로 회사로 뛰어야 했던 워킹맘들이여, 찬란한 내일이 그대를 기다릴 것이니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엔터웨이 컨설턴트 컨설턴트 / nterway@nter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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