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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운영 대표] 영어는 '비즈니스의 무기'
[박운영의 샐러리맨 몸값 올리기]

외국계社 영어능력 업무실적보다 우선
세계인과의 협력은 필수 평생공부 해야


며칠 전 어느 외국계 기업 한국 지사장으로 재직중인 A씨에게 커리어 컨설팅을 한 적이 있었다.
 
필자는 "당신이 외국계 기업 지사장으로 오래 재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다. A씨는 주저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나의 영어 실력"이라고 단언했다. 영업 성과, 이익 실현, 우수 직원 채용 및 관리 등 다른 요인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영어가 큰 몫을 한 것이 틀림없다는 얘기였다.
 
유학파 출신이 아닌 A씨는 "본사나 해외 지역본부 핵심 중역들에게 한국 지사의 활동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본사의 지원을 이끌어 내려면 좋은 영어를 구사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본사에서 전 세계 지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승진 인사를 실시할 때도 영어 능력이 업무 실적보다 우선시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영어 구사가 자유로운 인도 출신 임원들이 승승장구하는 반면에 한국 출신 임원들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을 보면서 실력 차이에만 원인을 둘 수 없었다고 밝힌 그는 요즘도 거울을 보면서 영어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영어 변수로 고생중인 직장인 B씨의 얘기도 들어보자.
 
일본 유학을 마치고 일본계 기업 한국 지사에서 일해온 B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뒀다. 입사 초기에는 유창한 일어 능력이 자랑거리였지만 회사의 공용어가 영어로 바뀐 이후 사내 입지가 달라졌다고 한다. 회사가 글로벌 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의 공식 의사소통을 모두 영어로 진행하기로 정책이 바뀐 탓이었다.
 
영어 문제는 외국계 기업만의 숙제는 아니다. 국내 대기업중 상당수에서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고 있다. 어느 대기업은 본사 인사 임원을 외국인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들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도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 사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사업의 출발이 이해 당사자들과 커뮤니케이션에 있는 이상 직장인들에게 영어의 필요성을 더 얘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어느 신문의 칼럼리스트가 '시골의 농부, 편의점 사장들이 외국계 기업 회장을 만나 영어를 쓸 기회조차 없을텐데 왜 전 국민에게 영어 교육을 강제하는가'라는 요지의 글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어느 누구는 영어가 진짜 필요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해외 여행에서 사용할 수준의 영어만 알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필자는 그가 진짜로 세상을 아는 사람인가 의아해했다. 시골 농부도 부가가치 높은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접속해 영어 사이트를 넘나들며 벤치마킹을 할 필요가 있다. 편의점 사장도 뉴욕이나 파리의 편의점 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서비스나 구매, 상품 배치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세계인과 협력 및 경쟁은 대한민국 국경선을 넘어섰다. 잠재적 협력자와 경쟁자는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가, 누가 나의 경쟁자가 될 것인가를 알려면 기업이나 개인 모두 평생학습을 할 수밖에 없다.
 
영어는 평생학습 시대를 여는 강력한 무기다. 과연 영어가 필요없는 사람이 있을까.


* 위의 글은 박운영 부사장이 2월14일자 아시아경제신문에 기고한 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