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웨이 칼럼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엔터웨이에서 업무 총괄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독자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저희 ㈜엔터웨이파트너스는 한국 헤드헌팅업계의 주목 받는 스타 플레이어로 우뚝 서게 됐습니다. 비즈니스의 양적 성장은 물론이며 서비스의 속도와 품질에서도 국내 최정상의 수준을 실현하고 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오늘 얘기는 요즘 제가 사무실에서 자주 목격하는 일로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회사를 방문하는 분들을 가만히 보다 보니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저희 회사의 주요 후보자군은 과/차장, 부장, 이사급으로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인데 지난해 연말부터 한눈에 보기에도 50대로 보이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변화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신문을 보다 무릎을 쳤습니다. 기업 임원 인사로 도배가 된 신문 경제면을 읽다 보니 “야! 여기서 밀린 중역 분들이 요즘 우리 회사를 많이 찾아오다 보니 내방객 평균 연령이 높아진 거구나”라는 분석이 자동으로 나오게 되더군요.
이 분들의 공통점은 헤드헌터들의 스카우트 제안 전화를 받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저희 회사를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고 먼저 연락을 취해온다는 점입니다. 어느 대기업 부사장을 그만둔 50대 중반의 A씨는 “요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어요. 모처럼 주어진 꿀맛 같은 휴가인데 그냥 놀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런데 박부사장, 이 나이에 내가 갈 곳이 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또 다른 대기업 사장 출신인 50대 후반의 B씨는 “앞으로는 내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를 위해 내 경험을 돌려주고 싶어요. 혹시 내가 헤드헌팅 회사에 취직해서 후배들의 경력 관리를 도울 수는 없을까요?”라고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이 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왜냐고요? ‘실직’을 한 것이 부끄러워서, 아니면 경쟁에서 날 밀어낸 오너와 경쟁자들이 미워서, 또 그 섭섭함과 분노, 배신감을 다스릴 수가 없어서 세상과 등지고 집안에서만, 아니면 등산로에서만 시간을 보내시는 임원분들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참석하는 몇몇 정기 모임에서도 지난 연말부터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분들이 계십니다. 들리는 말로는 ‘이제 끈 떨어졌으니 모임에 나갈 이유도 없다”라고 생각하신다고 합니다.
이번 인사에서 밀린 임원들께 말씀 드립니다. 세상은 여러분의 경험과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헤드헌팅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경험만한 ‘빽’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 아무리 랭킹 높은 MBA를 나오든,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했든지 간에 다양한 문제 해결의 경험을 가진 사람을 당해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스스로의 미래를 생각해보십시오. 80세까지는 거뜬히 사회 활동을 해야 할 텐데 20-30년을 허송 세월 하실 것입니까?
문제는 여러분의 그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과 여러분이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를 들여다보면 사원, 대리급 찾는 일뿐이며 헤드헌팅 회사로 연락을 해도 나이가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나십시오. 현직에 있을 때 시간이 없어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거십시오. 요즘 잘 나간다는 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야, 내가 현직에 있을 때 너한테 잘 해줬잖냐, 이제 자네가 날 위로하는 차원에서 밥 한끼 사라”라고 얘기하면 어떨까요? 사람을 만나야 기회가 생깁니다. 고 정주영 회장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인 “당신, 해보기나 했어?”를 이 상황에 접목하면 “사람을 만나보기나 했어?”입니다.
사람을 만나야 정보를 얻고 기회가 생깁니다. 당장 명함첩을 꺼내 들고 만날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해보십시오. 가능하면 폭 넓게 사람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프로젝트 베이스로 도와달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며 자문이나 고문 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일단 시작하십시오. 그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또 여러분을 도와주는 수호천사들이 돼 줄 것입니다.
일을 다시 시작하기를 희망하신다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 없습니다.
어느 영화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잠자는 개에게는 햇빛이 비춰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