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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Plus 2005년 1월호] 기업들 "5~7년 대리ㆍ과장이 주 타깃"
2005 헤드헌팅 시장 7대 뉴 트렌드
  트렌트1
화이트칼라 역차별 심화
2004년 10월3일 포스코의 전남 광양·포항 양대 제철소에선 ‘58세 정년’을 맞은 생산직 근로자들 퇴임식이 열렸다. 일반적 퇴임식 분위기와는 달리 축하 일색이었다.
반면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분위기는 딴판이다. 사무직이 정년을 채우는 건 ‘CEO도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제때 승진하지 못하면 ‘안면몰수형’으로 눈치껏 살든지, 아니면 살 길 찾아 떠나는 게 사무직 신세다.
블루칼라(생산직)가 대접받는 시대다. 반면 ‘펜대 잡는’ 화이트칼라(사무직)는 풀이 꺾였다. 삼팔선(38세 정년), 사오정(45세 정년)도 화이트칼라 얘기다. 블루칼라는 대부분 정년까지 롱런하는 현상이 굳어졌다. 말하자면 화이트칼라의 역차별 시대가 찾아온 셈이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두산중공업도 마찬가지다. 생산직은 만 56세 정년이 보장되지만 사무직은 아니다. 2003년 1300명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한 두산중공업의 감원 타깃은 사무직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무직 정년이 57세다. 2004년 초 도입된 임금 피크제도 사무직을 겨냥한 제도다. 정년을 보장하되 임금을 삭감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 임금 삭감 없이 정년이 보장된 생산직들을 이제 화이트칼라들이 부러워하는 세상으로 바뀐 셈이다.
  트렌트2

연봉 낮춰서도 회사 옮긴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IT회사에서 웹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는 김우형 대리(33, 가명). 그는 현재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그는 퇴근과 동시에 매일 밤 강남에 있는 네트워크 엔지니어 코스를 배우러 학원에 다닌다. 6개월째 비용만 벌써 수백만원을 투자한 상태다.
웹디자이너 경력을 갖고는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 관련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연봉이 낮아 ‘주특기’를 바꾸겠다는 결심이 섰다. 김씨는 “현재 헤드헌터를 통해 몇 군데 면접을 봤고 한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불황 탓에 3000만원대 연봉에서 2800만원으로 다소 떨어지더라도 곧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봉을 낮춰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실제 인터넷 채용 사이트 커리어(career.co.kr)가 최근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 절반 이상이 ‘급여 삭감을 감수하고 회사를 옮길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철수 코리아브레인 부사장은 “주로 회사 미래가 확실하다면 연봉 삭감도 감수하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밝혔다.
  트렌트3

지방 근무 선호도 높아져

요즘 산업계에는 ‘탈 서울 엑소더스’도 한창이다. 마치 귀향 떠나듯 밀려갔던 지방행을 자원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이유는 ‘친환경 생활’과 여유 있는 삶이 더 좋다는 신세대 취향 때문이다. 한마디로 웰빙을 위해 과거 ‘서울로 가고
보자’ 식에서 180도 바뀐 셈이다.
실제 스카우트가 2004년 9월 사무직 직장인 528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약 65.9%가 ‘지방 근무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3명 중 2명꼴로 지방행도 기꺼이 응하겠다는 자세다.
채청룡 솔로몬설치 이사는 “자기 인생 계획에서 마이너스가 없다면 지방에도 가겠다는 반응이 높아진 것도 신 풍속도”라고 말한다.
  트렌트4

실업난 속 헤드헌팅 증가

청년 실업 장기화 속에 경력자 헤드헌팅은 오히려 늘고 있다. 기업들이 ‘새로 뽑아 키워서 써 먹겠다’는 생각에서 당장 일을 시킬 사람 위주로 채용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헤드헌팅사 코리아브레인에 따르면 2002년 전체 채용 시장에서 경력직 비중이 15%에서 2003년 18%, 2004년에는 25%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헤드 헌팅 포털사이트 커리어센터에 따르면 2004년 1월 자사 사이트에 게재된 채용 공고는 모두 1406건. 5월엔 2031건으로 껑충 뛰더니 7월 2835건, 9월 2899건, 11월 2978건으로 폭증하는 추세다. 김태원 커리어센터 마케팅팀장은 “2004년 1월 대비 11월 수요폭은 116%로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신규 취업문이 좁아드는 대신 경력직 이동은 넓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트5

임원급에서 과장급으로 중심 이동

몇 년 전만 해도 헤드헌팅하면 중역급 이상 고위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구인 직급이 대리·과장급 실무진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었다. 대개 3년 차, 5년 차, 7년 차 경력직이 헤드헌터의 타깃이다.
이규현 폴라리스써어치 대표는 “엔지니어나 연구원 직급의 경우 경력 3~7년 차 대리·과장급이 전체 수요의 70%를 넘는다”고 말했다. 이직 연령층도 과거 시니어급에서 주니어로 급속히 낮아졌음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트렌트6

이공계 푸대접 지속

세계는 이공계가 출세의 지름길로 통하지만 한국에서는 예외다. 정부가 이공계 처우 개선을 약속하지만 액면 그대로 믿는 이가 드물다. 실제 산업계에선 가방끈이 길어도 연봉은 경상계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이공계 출신의 하소연이다.
커리어센터가 2004년 연봉 조건을 공개한 채용 정보 1328건을 분석한 결과 기술·생산직 등 이공계 직종은 학력 조건이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연봉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석사 이상 학력을 요구한 채용 공고는 기술·생산직의 경우 10.6%(141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경영 관리직에선 3.4%(45건), 마케팅·영업직은 4.1%(54건), 정보통신직이 4.1%(55건)에 그쳤다. 그럼에도 7000만원 이상 고액 연봉은 기술·생산직이 1.3%(4건)으로 가장 낮았다.
  트렌트7

남녀 임금차 고위직일수록 격차 줄어

남녀 임금차는 급격히 줄고 있는 추세다. 특히 차·부장급 여성 연봉은 남성 대비 95% 수준에 육박한 상태다. 연봉 정보 사이트 페이오픈(payopen.co.kr)에 따르면 연봉제를 실시하는 17만여명 회원을 조사한 결과 여성 차장의 평균 연봉은 3762만원, 여성 부장은 3900만원으로 동직급 남성 대비 95~96%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 주임급과 사원의 평균 연봉은 2041만원과 1790만원으로 남자에 비해 86%와 82%에 불과, 신입 직원일수록 남녀 임금 격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주원 페이오픈 대표는 “상위직일수록 업무 능력이 연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갈수록 남녀 연봉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