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감각이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자리 잡고 있다.
꼭 비주얼을 직접 다루는 디자이너나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여러 자료를 보기 좋게 포장해 설득력 있는 보고서로 내야 하는 회사원에서부터 의식주 소비에서 다양한 선택을 해야 하는 주부에 이르기까지 ‘보는 안목’이 생활의 필수 조건이 된 것.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 얼마전 등장한 공존지수(NQ)에 이어, 이제는 시각적 감각을 측정하는 ‘비주얼지수(VQ·Visual Quotient)’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VQ의 힘
삼성패션연구소 이유순 수석연구원은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산업이 마케팅 중심에서 디자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비자 안목도 높아져 기업들은 VQ인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VQ가 뛰어난 천재는 한 기업의 생사를 뒤집기도 한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구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톰 포드(42)는 1994년 파산 위기에 놓인 이 회사에 입사해 패션 디자인을 포함한 ‘보여지는 모든 것’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었다. 그 결과 구치는 다시 세계 최정상급 브랜드로 우뚝 섰다.
지난해 그가 받은 연봉은 551만유로(약 74억4000만원). 그러나 지난달 그가 구치와의 결별을 선언하자 이 그룹의 최대 주주인 ‘피노-프랭탕르두트’그룹의 주가는 단숨에 4.8% 떨어졌다. VQ 천재는 타고나는가, 아니면 길러지는가. 포드씨처럼 타고난 VQ 천재는 드물다. 하지만 시각적인 감각 자체는 교육을 통해 기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