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간경제신문인 아시아경제신문은 6월11일부터 엔터웨이가 제공하는 `박운영의 커리어 섹세스' 제하의
고정 칼럼을 매주 화요일 게재합니다.
그 첫회는 '나이 어린 상사와 일하기' 입니다. (참고: 아시아경제신문 www.newsva.co.kr)
다음은 첫 원고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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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운영의 커리어 석세스] <1> 나이 적은 상사와 일하기
커리어 상담을 하다 보면 내담자의 진정한 속마음을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실제 자신의 최대 고민을 감춘 채 변죽을 울리는 경우가 많다. 체면 때문일 게다. A부장이 그랬다.
중견 그룹 기획실에서 일한다는 그는 회사의 사업 방향 전환에 실망해 이직을 고민 중이라며 상담을 신청했다. A부장에게서 회사 사정을 들어본 결과 회사는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었다. 15년 이상 기획 업무만 하며 불혹을 넘긴 그가 이를 모를 리 없었다.
"부장님, 제가 보기에는 진짜 고민은 다른데 있는 것 같습니다. 기획실이 어떤 사람들로 구성돼 있는가요?" 직장인 고민의 상당 부분이 인간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이제서야 그가 털어놓기 시작한다.
"지난해 말 30대 중반의 막내 동생뻘 되는 사람이 임원급 부서장으로 영입된 날부터 지금까지 근무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 미국 유명 MBA 스쿨 졸업에 글로벌 컨설팅 회사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 예리한 분석력과 뛰어난 영어 구사 능력을 모두 인정해요. 하지만 나는 그동안 뭘 하고 살았나 싶어요."
나이어린 상사와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대기업 영업부서에서 잔뼈가 굵은 B씨는 최근 중소기업 영업 상무로 옮겼다.
"박 부사장, 나는 연장자 우선 문화가 강한 대기업에서 훈련된 사람이에요, 중소기업에서 나보다 열 다섯 살 적은 회장 아들 아래에서 일하려니 마음이 편치 않아요."
B 상무는 젊은 사장이 임직원들의 의사를 듣지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결정을 내린다고도 했다. '사장님'이라는 존칭은 찾기 어려웠으며 욕설이 나오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연하 상사의 대인 관계 능력이 뛰어나다면 문제는 줄어들겠지만 연령에 대한 존중의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연하 상사를 모시는 직장인들의 피곤함은 분명 간과할 부분은 아니다. 특히 연하 상사들이 나이 콤플렉스에 빠져 오히려 권위의식에 의존할 경우에는 말해 무엇하랴.
'아니꼬우면 출세하라'라는 대책없는 해답도 있겠지만 필자는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혹시 면전에서는 상사 대접을 하지만 뒤에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지 않으신가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연하 상사의 자리를 위협하는 인상을 주는 바람에 오히려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히려 이런 경우에는 경험 풍부한 조력자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 상사와 단 둘이 있을 때 이야기하라. 난 당신의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아님을. 설령 마음 속에 그 자리를 절실히 원하고 있더라도 말이다.
또 사석에서도 말 한마디에 신경써라. 상사는 당신과의 술자리에서도 당신의 마음 속에 자신을 상사로 인정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모실 만한 그릇이나 역량이 없는 상사와 일할 때에는 영리하게 이직을 준비하라.
물론 이 때도 그 상사가 "부장님, 언제라도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처신해야 한다.
엔터웨이 부사장(hans@nterway.co.kr)
▶필자 약력
연합뉴스 산업담당 기자 출신. 국내 1호 국제공인커리어개발사(GCDF)로서 2000회 이상 직장인 커리어상담 수행했다. 헤드헌팅 및 커리어상담 전문기업인 엔터웨이파트너스의 총괄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