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전문가를 만나라
후보자 H상무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M&A 팀장, 본부장 등을 역임한 등기임원이었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 펀드, PEF 사모펀드 등을 두루두루 경험한 펀드 운용과 영업의 전문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자는 자신의 관심사가 아니었던 분야로 본부장으로 이동 발령을 받았고, 이직을 결심했다. H상무는 직장을 계속 다니며 이직을 준비했고, 결국 한 자산운용사의 영업본부장으로 이직했다. H상무는 그 과정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헤드헌터의 도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H상무처럼 재취업을 위해선 우선, 전문 메이저급 헤드헌터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 다수의 헤드헌터가 아닌 2~3명의 전문 헤드헌터들과 인내심을 갖고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자. 다만, 이때는 헤드헌터와 자주 연락하는 것보다, 정기적인 연락이 더 유익하다, 예를 들면 한 달에 1회~2회 정도, 될 수 있으면 이메일 또는 문자 서비스를 활용하고 꼭 필요할 때만 유선으로 연락하자.
둘째, 연봉과 직급의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현재의 연봉과 직급과 같은 수준으로 이직하기란 매우 어렵다. 때에 따라서는 규모가 작은 회사라도 일단 취업했다가 다시 대형 금융사로 옮겨가는 방법도 있다. 이때는 시장에서의 입소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fss.or.kr) 사이트 등에서 △회사의 성장 가능성 △재무구조 건전성 △안정적인 지배 구조인지 등을 파악해 건전한 회사를 선택하자. 그런데 규모가 큰 금융기관에서 중소형 금융기관으로 이직한 후, 다시 대형 금융기관으로의 재취업이 가능할까? 후보자의 스펙과 커리어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고. 물론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헤드헌터나 재취업센터의 컨설턴트 등을 통한다면 충분히 협상의 여지가 있다.
당신만의 차별성을 갖춰야
셋째, 금융 관련 자격증을 시도하라는 것이다. 외국계 보험사 CEO를 역임한 K씨는 대표이사 시절 틈틈이 공부해 한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장점으로 국내 신용평가사 CEO로 취임했다. 물론 정년퇴임 또는 50대 이상의 중견간부는 사실 현실적으로 자격증을 따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도 꼭 필요하다. 자격증은 재취업 확률을 높일 수 있음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특화된 전문지식을 쌓으라는 것이다. 필자가 많은 금융권 후보자와 상담하고 알아본 바로는 외환(FX),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이 분야의 필드에서 충분히 경력을 쌓은 후 금융권 중개회사(brokage)나 투자자문사를 설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투자자문사 설립요건은 금융감독원 등록제이고, 단순 투자자문만을 한다면 자본금 5억 원, 투자일임업(고객 계좌, 수수료 수익 발생)은 15억 원 이상이면 설립할 수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투자운용인력(자격증 보유)은 2인 이상이면 설립할 수 있다. 물론 이런 투자자문사는 국내에 100여 개가 등록된, 레드오션 시장이다. 하지만 외환(FX), 커머더티(Commodity, 실물 선물거래, ex: 비철금속, 오일, 벤젠 등) 중개회사 등은 아직은 블루오션 시장이다. 다만, FX 마진거래는 정부의 규제가 심해 국내에서는 증권사, 선물사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가 알기에는 벤젠, 오일 등 실물 중개회사는 국내에 10여 개미만의 회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