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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11년 8월 30일] 학력위조과 고졸채용
Career Management - 직장인의 커리어 관리
 
엔터웨이 이윤정

최근 국내 대기업 한 계열사에서 헤드헌팅사를 통해 해외 유명 인재를 채용했다가 허위학위 사실을 발견하고 해고조치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 역시 기업에 우수 인재를 추천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 이 소식이 남의 일 같지 않음을 느꼈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2007년부터 해외학력조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동안 국내기업, 학교, 기관, 연구소 등에서 학력조회를 의뢰해 왔고, 의뢰 받은 모든 케이스에 정확한 결과를 전달했다. 서비스가 시작되던 초기에는 해외학력 위조사실이 심심찮게 발견되어, 입사가 취소되거나, 기업에서 해고되는 등 여러 조치가 취해졌다.


 

가장 많이 발견되는 위조사실로는 학력위조다. 졸업을 하지 못하고, 수료만 하거나 재학사실만 있는 경우에도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이력서에 기재하여 위조하는 경우이다. 학위 취득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수료나 재학 사실은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졸업증명서를 위조하여 제출하거나, 이번 경우처럼 아예 재학사실 조차 없는 경우도 간혹 있다.

최근 들어서는 위조 사실 발견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해외 학력 조회가 채용의 일반적 프로세스로 자리잡은 듯 했는데, 여전히 이런 위조 사실이 발견되는 사실에 씁쓸함을 느낀다. 그 사람의 자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한 누군가가 채용되고, 대우받았어야 할 곳으로, 그는 성실한 노력자의 자리를 빼앗은 결과를 초래했다.

학벌보다 실력으로 채용하겠다는 발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인터넷 뉴스게시판을 채운다. 또 정부와 기업들은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한 고졸 채용을 늘린다고 하고 늘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의 경력직 채용에서 최종학력과 출신학교는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인 것은 여전한 사실이다. 어떤 기업은 후보자의 출신학교를 상위랭킹 몇 개 대학으로 한정하기도 하, 해외학력자 역시도 해외 우수대학 출신 후보자에 한해 지원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인터넷게시판에는 상위권 대학으로의 편입이 좋은 기업에 입사할 가능성을 높여주는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고교 졸업생의 79%가 대학에 진학하는 환경에서 대졸자라는 것은 이제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상위 랭킹대학인가 아닌가에 또 한번 걸러지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과거 미국에서 서비스업 기업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때 필자를 인터뷰하여 발탁했던, 부서의 임원은 베트남 출신의 이민자로, 수년 전에 그 기업에 허드렛일을 하는 사원으로 입사하여, 그 부서의 임원까지 승진한 인물이었다. 그때 그 임원의 성공일화는 필자가 더욱 노력하여 업무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사내에 그런 임원이 여럿 있다는 사실은 매 순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후보자의 배경이나 출신보다는 현재 가진 역량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주는 채용환경이었다. 물론 그것은 양날의 칼로 업무 역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생각되면, 바로 퇴출되기도 하는 환경이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퇴출되는 사람도, 또는 채용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도 그 이유를 수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가슴에 붙인 학교 배지가 부족해서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업무역량이 부족하거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남은 사람들에게도 보다 업무에 열중할 수 있는, 또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도록 만드는 힘이 된다.

우리의 채용문화도 보다 성숙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머니투데이
본 자료는 2011년 8월 30일 <머니투데이>에 실린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