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들이 쓰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라는 표현과 유사 할 수도 있으나 저는 사소한 것부터 하루의 일과를 메모하는 걸 즐기는 편 입니다. 어린시절 부터 포스트잇, 공책 등에 생각나는 표현을 적고 기억해야 할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는걸 좋아했습니다.
몇 년 전의 메모나 다이어리를 들춰보면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는 대목도 있고 그 시절엔 이런 일들이 나에게 중요한 일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90세가 넘으신 아버지가 지금도 일기를 쓰시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습관이 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아버지가 파이프 담배를 물고 서재에서 일기를 쓰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90년대 후반에 직장생활을 시작하였고 단순업무가 아닌 멀티한 일을 해내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부터 “프랭클린다이어리”를 사용하여 하루를 기록하고 일기처럼 일상을 기록해 나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해야 할 일 / 완료된 일 / 미룬 일 / 더 고민이 필요한 일 등으로 구분하여 정리하다 보면
하루에 한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이날은 이걸 하려다가 미뤘더니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구나” 하는 반성의 시간도 갖게 됩니다.
다이어리를 쓰고 메모를 하며 하루를 정리하는게 습관이 된게 벌써 20년이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은 휴대폰의 메모 앱을 사용하거나 연동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아직도 손글씨 와 메모지를 활용 하는게 좋고 디지털 보다 감성이 있어서 좋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책을 볼 때에도 손이 닿는 곳에 다이어리를 두고 좋은 표현, 감동적인 메시지 등을 기록했습니다.
오늘은,, 수년 전에 기록한 메모가 50대가 넘은 지금의 나를 다독이고 격려하며 힘 나게 했던 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9년 전에 영화를 보다가 한 배우가 읽어 내려간 대사를 영화 보는 도중에 메모하였고 영화가 끝난 후에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제대로 옮겨 적었습니다.
2014년 5월에 한 기업의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아홉명 이나 되는 팀원들과 함께 본 현빈 주연의 “역린” 이라는 영화이고 주인공인 현빈이 정조 역할을 하며 신하들과 경전을 공부하며 뜻을 풀이하면서 나온 대사로,,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에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발달하여 자란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중용 23장 -
현재는 대기업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몇 년 전부터 써치펌(헤드헌팅사)에서 헤드헌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명의 이력서를 보며 지원자의 특징을 정리하고 향후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다시 열어 볼 수 있도록 데스크탑에 나름의 방식으로 저장 합니다.
일년에 수백명의 지원자를 만나고 이력서를 검토하게 되니 시간이 흐른 뒤에도 파일을 열어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하려면 이직을 원하는 사유 / 희망 기업 / 퇴사 사유 / 어학능력 등을 정리해 두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메모를 좋아하는 성격은 이런 면에서 더 유리하게 작용하여 입사한 지 수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중견 헤드헌터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추억이 되었고 소중한 경험으로 자리잡았지만, 중용 23장이 적힌 메모를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기억이 납니다.
한명의 후보자가 추천되고 면접을 진행하고 처우를 협상한 후 최종 합격하여 출근하기 까지는 보통 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데 두달 동안 64번 통화하고 여섯번 미팅을 진행한 분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케이스 보다 훨씬 많은 통화와 미팅을 진행하면서 헤드헌터인 내가 혹은 후보자가 포기할 뻔한 상황을 무수히 넘기면서도 결국 이직에 성공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기업에 출근한 후 점심 식사를 같이 하는데, 사소한 부분까지 잘 챙겨주고 지원해 준 헤드헌터의 노력이 없었다면 본인도 입사를 쉽게 결정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씀해 주셔서 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독 질문이 많았던 분으로 그 질문들을 고객사 인사담당 혹은 이미 그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지인들을 통해서 답변을 확보하고 미루지 않고 답변을 드린 결과라고 생각 합니다.
이분의 이직을 도와드리면서 중용 23 장의 메모를 수없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킬 거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거라는 봅니다.
작은 일도 미루지 않고 적시에 실행하며 최선을 다해야 업무적인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며 이러한 습관들이 쌓이면 진심으로 보여지고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성혁범 컨설턴트 / shb@nterw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