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일을 하며 자주 생각한다. 헤드헌터의 역할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사람과 조직을 정밀하게 연결하는 다리라는 점이다. 이직을 고민하는 후보자는 불안과 기대 사이에서 흔들리고, 고객사는 인재의 능력뿐 아니라 조직의 방향성과 문화 적합성까지 고려한다. 양측이 처음부터 이상적으로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 업무에서도 조율의 중요성을 절감한 적이 있다. 한 고객사와 후보자 사이에 연봉 조건에 큰 차이가 있었던 사례다. 단순히 숫자만 전달했다면 협상은 실패로 끝났을 것이다. 대신 나는 후보자의 가치와 커리어 흐름, 고객사의 장점과 성장 가능성을 각각 충분히 설명하고, 양측 모두의 입장을 설득했다. 최종적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서로 만족하는 채용 결과로 이어졌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확신하게 됐다. 좋은 매칭은 기술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진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사람을 단순히 ‘이력서’로 보지 않고, 그들의 맥락을 이해하고 연결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다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고민과 조직의 비전을 연결하는 다리,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헤드헌터의 모습이다.

한재웅 컨설턴트 / hjw@nterw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