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최근 구조조정으로 인한 임원급 인재 현황에 대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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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구직 이력서 5배 늘어
헤드헌터에 “잘 관리해달라”
정보기술(IT) 계열 대기업의 해외 법인 임원으로 근무하던 A(41) 씨는 지난달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그룹 정기인사를 앞두고 저조한 실적으로 고민하던 그는 헤드헌팅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어차피 구조조정 대상이 되느니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마침 경쟁사는 헤드헌터에게 해외 마케팅 분야의 핵심인력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상태여서 15년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A 씨는 큰 어려움 없이 이직(移職)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경기불황으로 인건비 부담이 큰 임원들이 구조조정 1순위로 꼽히면서 A 씨처럼 이직하려는 임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삼성그룹이 전체 임원의 10%를 정리하면서 핵심 임원만 선별 영입하려는 경쟁사의 ‘표적 헤드헌팅’도 시작됐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 기업의 본사 임원까지 국내 이직 시장에 가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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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헤드헌팅 업체인 엔터웨이파트너스는 최근 유럽 자동차 생산업체인 P사 본사에서 해외사업 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프랑스인 L(47) 씨로부터 e메일로 이력서를 받았다.
L 씨는 중국 광저우(廣州) 등에서 근무한 아시아 지역 전문가로 20년간 P사에서 일하고 지난달 사표를 썼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P사는 지난해 74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로 3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L 씨는 이력서에서 영어, 중국어 실력과 함께 영업 경험을 강조하며 “자동차 업체 등 한국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헤드헌팅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해외 글로벌 기업 본사에서 한국 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수요는 거의 없었다”며 “외국인 임원들도 구조조정 여파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본 자료는 2009년 01월 22일 동아일보에 보도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