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보리스 베커는 세계 정상의 테니스 선수가 될 수 있던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번 이렇게 대답했다.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나야 하며, 어떤 한 분야에서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 그것은 달리기나 서브, 공에 대한 감각이 될 수도 있다. 천부적인 소질이 잇다면 이미 남들보다 휠씬 앞서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가 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끈질기게 버틸 수 있는가? 최고가 되기 위한 모든 것을 행하고 있는가?"
II.
그런데 미하엘 슈마허(50회를 넘은 자동차 경주 그랑프리를 차지한 인물)를 보면 보리스 베커의 이러한 정의가 곡 적용되는 것 같지는 않다. 슈마허 역시 가끔은 경주용 자동차에 대한 자신의 특별한 감각에 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가 주로 화제로 삼는 내용은 쾌속질주에 대한 기쁨이다. 바로 이러한 기쁨 때문에 그는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전설적인 인물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내가 재미있어 하는 일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그런 사람일 뿐이다."
이보다 더 느긋하고 마음 편한 자세가 또 있을까? 스포츠계의 모든 골리앗에게 적용되는 규범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이러한 자세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음의 평정이다. 이러한 태도가 다른 도전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는 확연하다. 그들은 앞으로도 자신이 당연히 일등릏 차지할 수 없을 거라는 체념에 빠질 것이다.
III.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목표에서 도망가고 겁먹을 필요가 있을까? 성공이란 저절로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리 재능 있는 선수라도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성공은 노력 과정의 결과이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사실을 나 자신을 통해서 터득했다. 나의 초보 테니스 선수 시절이 생생히 기억난다. 당시 나는 거실에 의자 두개를 나란히 세워놓고 의자 등받이 위로 공을 치는 연습을 했다.
그때 나에게 중요했던 것은 우승이나 윔블던 대회의 챔피언 타이틀이 아니라 연습의 대가로 받을 아이스크림이었다.
나 역시 성공의 전제조건을 테니스를 치는 데서 느끼는 기쁨이었다. 코트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 공을 치는 커다란 즐거움은 점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 이러한 즐거움이 없었다면 나는 절대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야심찬 목표가 있는 사람은 자기원칙을 설정하여 목표에 임해야 한다.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여 일에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몇 년 동안 나의 최고 우선순위는 테니스였다. 대회뿐만 아니라 훈련도 내개 중요했다. 그래야만 큰 성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 정상의 테니스 선수가 되려면 막대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1년 열두 달 중 열한 달은 투자해야 한다.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고, 그 시간에 짬을 내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온 시간과 정성을 다 쏟지 못할 바에야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 출처 : 벤델린 비데킹(김현정 역), <다윗의 법칙>, 크림슨, pp.161~1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