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늘은 주제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어떤 특정한 주제를 잡았다기 보다, 제가 최근에 만난 구직자들과의 미팅 중 청취자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케이스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사례라고 판단되어 함께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2. 첫 번째 케이스는 무엇인가요?
6년 차 직장인으로써, 1년 전 실직을 하고 현재 구직활동을 하는 후보자의 사례입니다. 국내 유명 대학을 나왔고 홍보 회사에서 일을 했으나, 작년 경기가 어려워지며 회사 구조 조정을 겪으며 퇴사한 케이스입니다.
Q3. 그럼 공백 기간이 1년이 넘는 건가요?
네, 사실 그 부분이 구직 활동에서 큰 걸림돌 중의 하나였습니다. 더불어, 6년 동안 두 번의 이직을 해서, 마지막 직장이 세 번째 직장이었기 때문에 경력 기간에 비해서 이직이 빈번한 편인 것도 문제고요.
Q4. 이 부분을 위주로 상담을 하셨나요?
네, 일단 업종이나 직종 변경을 원하는 경우가 아니라, 예전의 커리어를 이어 가는 방향에서 구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이력서 상이나, 인터뷰를 볼 때, 본인이 가진 약점을 어떻게 최소화시키느냐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직 사유가 대부분 회사 측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이직의 경우는 제외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본사의 변동에 의한 서울 사무소의 변화에 따른 퇴사, 두 번째는 회사 구조 조정에 따른 퇴사였기 때문이죠. 물론, 여전히, 퇴사 했다는 사유 만으로도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는 합리화 사유가 있었습니다.
Q5. 그렇다면 그런 사유를 명확히 밝혀야 유리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이력서에 이직 사유를 명확히 적어야 서류를 통과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원한 회사에서 이직 사유를 모른다면 경력 관리를 제대로 못한 사람으로 평가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제가 미팅 후 이 후보자를 어느 회사에 추천했더니, 이력서를 언뜻 본 인사 담당자의 처음 반응이, 경력 관리가 제대로 안됐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물론 이력서를 꼼꼼히 안 읽고 처음 훑어 본 후의 반응이기 때문에 이직 사유 등을 잘 안 읽은 후긴 했지요. 설명을 하니까, 어느 정도는 납득을 했습니다. 여전히 핸디캡으로 남는 것은 분명하지만요.
Q6. 그렇군요. 청취자 여러분, 잦은 이직이 커리어 기회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 다시 한 번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이직/퇴사 사유에 대해서 명확한 사유가 있다면 이력서상에서 그리고 인터뷰 시 잘 설명하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그래서, 이 후보자는 현재 어떻게 되었나요?
해당 회사에 인터뷰를 보았으나, 잘 보지 못했습니다. 기업 인사담당자의 평가는 예전 업무에 대해서 질문을 했으나 잘 답변을 못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평판 조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요즘, 이렇게 낮은 연차에도 평판 조회가 일반화 되고 있다는 것을 저도 다시 느꼈습니다.
Q7. 아쉽습니다. 다음은 어떤 케이스인가요?
3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 한 번의 이직도 없이 한 유통사에만 재직해 왔습니다. 경력의 대부분을 마케팅 분야에서 쌓았으나, 얼마 전 영업직으로 발령이 난 케이스입니다.
Q8. 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면, 이렇게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참 난감할 때도 많을 것 같습니다.
네, 그런 이유로 상담을 요청한 경우인데요, 본인의 전문성은 마케팅에 있는데, 갑자기 지점 영업으로 발령이 났으니 힘들어 했습니다. 마침, 제가 진행하는 포지션 중에, 현재 이 후보자가 다니는 회사보다는 훨씬 작지만, 그래도 네임 밸류가 있는 유통사에서 마케팅 담당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에 지원 의사가 있는 지를 물었지요.
Q9. 지금 다니는 곳은 대기업이고, 현재 오프닝이 있는 곳은 이름은 알려져 있지만 중소기업이었군요. 후보자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긍정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후보자의 목표는 회사가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원래의 전문 영역인 마케팅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으로의 이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장벽이 있었는데요, 바로 연봉입니다. 연봉이 기본급 기준 약 5백만 원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상여 등을 합하면 더 차이가 날 수도 있고요. 현재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Q10. 고민스러운 상황이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후보자가 선택할 문제인데요. 중요한 것은 후보자가 목표를 어떻게 잡느냐, 그리고 현재 상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행보가 갈리겠죠. 정리해보면, 현재 오프닝이 있는 곳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면, 마케팅 전문가로써의 커리어를 계속 가져갈 수 있으나, 연봉에서 손해를 보아야 하며,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변화를 지금 주지 않고 현재 대기업에 그대로 있는다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려야 하며, 그러면서 본인이 원하지 않는 커리어를 계속 가져가야 합니다. 지점 영업의 커리어는 길어질수록 이 분한테 손해지요. 그렇지만, 중소기업과 더 낮아지는 연봉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결정을 하면, 부지런히 다른 기회를 찾아봐야 할 겁니다.
Q11. 어느 쪽으로 가던지, 어느 정도의 위험 가능성은 가져가게 되네요.
그렇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본인의 목표와 의지가 중요하다고 항상 말씀 드리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상황이 커리어의 어느 순간에 오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구직자 분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저도 이 분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궁금하고요, 다만, 이분이 거의 마흔이 다 된 나이기 때문에 앞으로 커리어 기회가 기대하는 것만큼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설명했습니다.
Q12. 자, 다음은 꽤 시니어의 케이스네요. 40대 중후 반인데요.
네, 국내에서 중상위 대학을 나오고 외국에서 대학원을 나왔습니다. 국내 소비재 관련 대기업을 나온 지 1년 정도 되었다고 하네요.
Q13. 언뜻 들어도 꽤 좋은 스펙으로 들리는데요, 퇴직 사유는 무엇인가요?
이게 명확하지가 않았습니다. 한 회사에서 어느 정도 다녔기 때문에 변화를 위해 퇴사를 했다고 하는데, 40대 중후반의 나이에 아무 준비도 없이 나왔다는 것이 납득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개인 사업을 준비하다가 다시 기업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Q14. 예전에도 얘기하셨지만, 이직/퇴사 사유는 기업에서 경력자에게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경력자의 경력 사항 다음으로 궁금해 하는 것이 이직/퇴사 사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의 대답이 더욱 명쾌하지 않게 들리고 걱정이 되었는데요.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 개인 사정 만으로 나왔다기 보다는 회사의 변화가 어느 정도의 원인 제공을 한 경우가 많은데, 때때로 이 부분을 얘기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평판 조회를 하면 바로 밝혀질 부분이기 때문에 가능한 솔직하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Q15. 솔직하게 얘기했을 때,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겠죠.
이직 사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를10년, 20년 다니게 되면, 요즘처럼 변화가 많은 환경에서는 한 두 번 정도는 기업의 사정에 의해서 퇴사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또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실수를 할 수도 있고요. 대충 대답했을 시에는 오히려 정직성 항목에 걸릴 수 있으며,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이 부분을 그냥 넘어갈 리가 없습니다. 헤드헌터를 통해서 이직을 준비한다면, 해당 헤드헌터와 자세한 상담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서 정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Q16. 오늘 커리어 관리 차원에서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위 글은 MBN 라디오 브라보마이라이프 - 직장생활백서(2010년 9월 14일)에 기고한 전문입니다.